2011. 3. 1. 04:06

베리칩발명자가 베리칩이 666표라고 했다고?

인터넷에서 베리칩을 발명한 칼 샌더스(Carl W Sanders) 박사가 회개하고 (근본주의) 기독교로 돌아와 베리칩이 666표라고 '폭로'했다는 얘기를 국내외 인터넷에서 종종 읽을 수 있다. 동영상도 대대적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인상적인 얘기이긴 한데, 이런 유의 음모론에서 늘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다. 


칼 샌더스 박사가 베리칩이 666표라고 '폭로'했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의 전제를 충족시켜야 한다.
1. 칼 샌더스는 베리칩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박사다.
2. 칼 샌더스 박사는 베리칩을 발명했다.
3. 칼 샌더스 박사는 베리칩 발명을 뉘우치고 (근본주의) 기독교로 돌아왔다.


이에 따르면, 
1. 칼 샌더스는 베리칩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박사였던 적이 없다.
2. 칼 샌더스는 베리칩을 발명한 적이 없다.
3. 칼 샌더스는 베리칩 발명을 뉘우치고 (근본주의) 기독교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그럼 칼 샌더스는 도대체 누군가? 이런저런 얘기를 소거하고 남는 사항은 그가 근본주의의 베리칩 음모론을 추종하는 근본주의 기독교인이라는 사실관계 하나 뿐이다.

칼 샌더스에 대해 굳이 더 길게 풀어써야 할 필요성은 없을 것 같다. 존 토렐 목사의 '폭로'가 진실인지 궁금하다면 위의 링크를 열어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한다. 

존 토렐 목사의 증언은 과연 신빙성 있을까? 샌더스를 음해하기 위해 급조된 인물인 것은 아닐까? 
- 우선 미국 아마존에서 그가 70-80년대에 펴냈던 근본주의 계통의 책들이 검색되기 때문에, 적어도 70-80년대에 책을 펴낼 정도 연령(아마도 당시 30~50대)의 목회자였음을 알 수 있다. 
- 존 토렐 목사가 운영하는 선교웹사이트 European American Evangelistic Crusades에 올려진 그의 사진으로 봐도 나이 지긋한 목사님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 그의 선교웹사이트에는 천사와 악마, 세대주의적 도식의 종말을 강조하는 근본주의, 세대주의 성향의 아티클이 다수 올려져 있다.
따라서, 존 토렐 목사가 급조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말뿐 아니라 인적 사항도 종잡을 수 없는샌더스와 달리 토렐 목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분명하다. 따라서 그의 증언은 충분히 신빙성 있다고 생각된다.

존 토렐 목사는 이미 1994년에 칼 샌더스가 거짓말장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런데 20년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은 이 거짓말에 낚이고 있는 셈이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귀한 믿음의 형제자매들이여! 거짓말과 부풀려진 헛소문을 덮어놓고 믿는 것은 참 믿음이 아니다. 부디 여기서 돌이켜 오직 믿음의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만 믿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