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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06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예장통합 내 논란에 관하여
- 2011.09.08 자기애적 성격장애와 집단괴롭힘의 한국사회
- 2010.10.03 희생양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예장통합 내 논란에 관하여
현 정권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신단다. 세상에……
댓통이 대선후보시절 "내 꿈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 "100% 국민" 따위의 같잖은 슬로건을 내세우며 돌아다닐 때, 저걸 막지 못하면 역사의 어두운 기운이 또 다시 대한민국을 덮게 되리라는 스산한 예감은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창극 총리후보가 식민사관 망언으로 낙마했을 때 최소한 식민사관과 친일행적의 문제성에 관해 조금이라도 깨닫는 바가 있어서 겸허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애당초…... "자기 아비의 명예회복"을 대통령직의 목적이라고 공언한 자가 쉽게 생각을 바꿀 리 만무했다.
대체 박정희가 회복할 명예가 있나? 박정희를 명예롭게 만들기 위해 결국 역사를 뜯어 고치는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 댓통의 역사왜곡은 친일반공주의, 식민지근대화론 따위의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댓통에게 있어서 아비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꿈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이니까. 100% 국민? 댓통의 꿈을 비판하는 모든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북괴추종세력, 종북빨갱이로 간주한다는 암호통신문이었다.
어쨌든 불행 중 다행으로, 예장통합교단의 경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관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잘 내주고 있다.
- 장신대 역사신학과 교수님들이 비교적 시기를 놓치지 않고 역사교과서국정화 반대성명을 내주셨다.
- 올해 예장통합교단의 신입총회장 채영남 목사님도 마침 진보적인 성향이셔서 역사교과서국정화에 반대의견을 표명해 주셨다.
-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의 촌철살인 현수막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시원케 해주었다.
실로 예장통합교단의 면류관과 같은 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예장통합의 목회자들, 특히 중견교회 담임목사 다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쪽일 것이다. 이 추정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고 답답하긴 하지만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한 8:2나 7:3, 아무리 최대치로 잡아도 6.5:3.5 정도를 넘을 수 없을 듯.) 따라서 김철홍 교수님(장신대 신약학)이 역사신학과 교수님들의 역사교과서국정화 반대성명을 비판한 것은 예장통합교단 정서의 적지 않은 부분을 반영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철홍 교수님의 비판글은 좀 고통스럽고 마음 아픈 부분이긴 하지만 가볍게 매도해 버릴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김철홍 교수님과 그와 의견을 같이 대변하는 예장통합의 목사님들께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싶다. (조금 뒷북인 감이 없지 않지만, 일개 개인블로거인만큼 부디 양해들 하시길 바란다.)
1. 친일반공주의 미화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인가? 혹은 친일반공주의가 대한민국의 국시인가? 대한민국의 국시는 민주주의 아닌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친일파와 그 후손 정치가와 언론, 재벌들에게 있는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상해임시정부의 독립투쟁에서 비롯되지 않는가?
2. 친일반공주의를 비판하면 종북인가? 친일반공주의를 세뇌할 목적의 교육이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과연 다양성을 억압하고 부정하는 비민주주의적 발상인가? 오히려 친일파 후예들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모든 다양한 견해와 관점들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친일반공주의야말로 대한민국의 이념적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전체주의적 발상 아닌가?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말하면 민주주의가 파괴된단 말인가?
3. 식민사관 비판이 종북인가? 식민사관 비판과 극복은 지난 반 세기 동안 대한민국 국사학계가 힘들여 이룩한 성과였다. 대체 언제부터 대한민국에서 식민지근대화론을 거부하면 종북빨갱이가 되었단 말인가?
4. 역사가 살아있는 권력의 힘으로 바뀔 수 있나? 역사라는 공적이고 상호주관적인 공론의 장에서 과연 권력자의 사적 이해관계에 부역하는 어용역사학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 또, 그 어용역사학에서 기독교, 아니 개신교에 대해 긍정적이고 영광된 측면이 많이 기술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한국개신교에 영광이 될 수 있을까?
5. 전국민을 획일적인 역사관을 주입시키면 대한민국이 복음으로 통일되나? 권력자의 위신을 현양하기 위해 역사서를 편찬하고 반포하던 것은 전근대적인 봉건사회의 유물이다. E H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다는 이유로 무고한 시민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당해야 하는 무지몽매한 시대도 지났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자, 세대와 세대, 각계 각층의 서로 다른 세계과정 이해가 만나는 상호주관적 공론의 장이다. 획일적인 역사관이 남북통일에 이바지하는 게 아니라, 상호주관적 공론을 통해 과거와 현재, 세대와 세대, 각계 각층이 서로 통합적인 소통을 이룸으로써 이루어진 대승적 통합의 역사관이야말로 한반도를 통일로 이끌 자격과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물리적 통일은 반드시 정신적 통합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대한민국의 역사관은 철저하게 민주주의적인 상호주관적 공론의 장을 보장함으로써만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다. 더욱이 교회는 한반도가 복음으로 통일되기를 기도하여 왔다. 복음의 정신은 주술적 부적처럼 오용되는 십자가상이나 모종의 주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 삼위일체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충만한 소통과 상호순환의 역사 가운데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인격적으로 계시되었다. 과연 권력자의 사적 이해관계에 이바지하기 위해 역사라는 상호주관적 공론의 장에서 주역이 되어야 마땅한 전국민들을 상대로 역사적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통일로 이르게 할 복음의 역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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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적 성격장애와 집단괴롭힘의 한국사회
이런 사람들은 자기 아이디어와 노력은 굉장히 특별하다고 굳게 믿지만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소중한지 모르고 자기 편한 대로 써먹는다. 그렇게 써먹고 나서 그 열매를 다함께 공유하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공은 제 혼자 챙기고 자기가 써먹은 사람에 대해선 도리어 험담을 퍼뜨리거나 일이 잘못될 경우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까지 한다. 이들은 흔히 뒤에서 쑤군대는 것으로 '진심을 나누는' 친구를 만들어 자기가 써먹은 사람을 집단따돌림시킨다. 재주는 곰이 넘고 이득은 엉뚱한 놈이 챙길 뿐 아니라, 한 번 놀아보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척 하다가 멍석말이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긴 커녕 자신들은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어서 그런 식으로 집단따돌림으로 응징할 특권이 있다고 느끼기 까지 한다.
이들의 사람됨은 자연히 겉과 속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당위적 도덕률로 겉모습을 치장하더라도 그것은 마치 양파껍질과도 같이 실체가 없다. 그들이 치장하는 당위적 도덕률이 실은 자기 자신에게 걸맞는 것이 아니다. 그럴수록 이들은 더욱 자기 바깥에서부터 주어지는 정당화가 필요하다. 해서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 자기가 상대방보다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인간적으로 '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속내에 은밀하게 숨겨진 불안한 강박적 욕구이다.
이런 뒤틀린 욕구의 실현이 오래 갈 수 없어야 건강하고 정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종종 혹은 자주 이들의 잔꾀와 꼼수가 아주 오래오래 먹혀들곤 한다.
최근에 이런 사람들에게 자기애적 성격장애가 있다는 것을 다룬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는데, 신학적으로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마르틴 루터는 자기 안으로 굽어 있는 사람(homo incurvatus in se)이 타락한 인간의 죄성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사람이 자기 안에 굽어 있는 죄된 상태가 나타나는 양태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자기 안에 굽어 있음'을 아주 구체적으로 드러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게 꼭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찌기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 나라가 자기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바 있다. 우리 사회의 역사와 현재를 놓고 보면 우리 사회도 자기애적 성격장애증을 앓고 있지 않을까? 다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인데 특정지역, 특정집단을 차별하고 집단따돌림하는 사회적 인식을 퍼뜨리는 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빨갱이, 좌파 따위의 주홍글씨를 박아 집단따돌림을 자행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정신적 기원은 군사독재요, 친일파요, 민중과 민족의 역사를 수탈한 벌열정치를 자행한 세도가집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의 못된 버릇은 결코 바뀌지 않고 있다. 몇 안 되는 무고한 지도자들에게 죄를 만들어 덮어 씌우고, 거짓증언과 거짓증거를 만들어 그들의 의를 죄로 바꾸면서 그들의 매장과 살해 소식에 서로 축하하고 안도한다.(*1) 이들은 자신들의 세치 혀로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고 있다. 이들의 잔꾀와 꼼수가 대체 언제까지 먹혀들 것인가?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들이 득세한 사회란 병든 사회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격장애의 병증으로 스스로 이득을 취할 뿐 아니라, 끼리끼리 패거리를 지어 다니면서 모종의 이득을 약속하면서 자기애적 성격장애에 감염된 좀비를 양산해 낸다.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특유의 반공근본주의를 통해 그런 좀비를 양산해 내는 강력한 감염진원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가 자기애적 성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한 통합과 화합은 불가능하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타도해야만 유지되고 뭉칠 수 있는 사회는 암과 같은 존재방식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도려내지 않으면 그나마 살아 있는 사람들마저 함께 망할 수밖에 없다. 조선왕조가 그렇게 패망했고, 로마제국이 그렇게 패망했으며, 고대 이스라엘과 유다가 그렇게 패망했다. 예언자 이사야는 당시 유다왕국의 병든 사회상을 이렇게 비판한다.
19 그들이 이르기를 그는 자기의 일을 속속히 이루어 우리에게 보게 할 것이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는 자기의 계획을 속히 이루어 우리가 알게 할 것이라 하는도다
20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23 그들은 뇌물로 말미암아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에게서 그 공의를 빼앗는도다
남유다의 패망을 목도한 예레미야나 에스겔이 전하는 사회상은 더욱 어지럽다. 특히 종교권력의 부패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은 거짓이상을 보고 거짓예언을 했으며 (에스겔 13장, 예레미야 23:23-32), 사람들의 영혼을 삼키고, 재산을 약탈하고 과부를 만들었다.(에스겔 22:25) 기득권자들의 부정부패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해주었다.(에스겔22:27-28, 예레미야 23:16-22) 성직자들 가운데 간음하는 자들이 가득했다.(예레미야 23:9-10)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맡았다는 교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회개가 있어야 마땅하다.
모름지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와 인생에 새로운 희망의 지평을 열어주셨다. 그런데, 이 복음을 증거하기는 커녕 근본주의, 반공주의 따위의 비본질적인 데 함몰되어 복음의 길을 가로 막고 있는 우리 현실에 대해 통곡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실로 한국교회가 한반도에 진 복음의 빚이 무겁고도 무겁다.
[덧붙임]
*1. 가까운 예로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와 주류언론의 받아쓰기를 들 수 있겠다. 특히 정권 실세가 분명 연루되어 있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다룸에 있어서 로비 핵심인물 박태규가 금품수수를 했다는 명백한 사실에 대해 검찰 수사는 미적미적하고 주류언론은 기억 나지도 않을 만큼 보도를 하지 않으면서, 곽노현 수사 쪽을 부각시키고, 강호동, 김아중 등 애꿎은 연예인들의 탈세혐의까지 대중에게 흘려 대중의 에너지를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하고 있다. 짜고 치는 판이 정도껏 해야지, 이건 저열한 사기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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