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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23 엉터리 지성을 경계함!
- 2010.10.08 작가 최윤희님의 자살소식을 접하면서 2
- 2010.10.03 외계생명체와 기독교신앙
엉터리 지성을 경계함!
엉터리 지성을 경계함!
박동현 선생님 (전 장신대 구약학 교수)
자기는 남들보다 더 똑똑하고 (사실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데도)
남들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고 (사실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도)
남들보다 사리분별력이 더 나아 (사실은 판단력이 크게 흐려져 있는데도)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사실은 자기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들을)
늘 이끌어주고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하는 생각에 스스로 속아,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 순진한 사람들,
그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워보려는 사람들을
현란한 말솜씨와 감언이설로 속여
그들의 마음을 훔치는 한편
자기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더할 나위 없이 무섭고 비열한 말과 태도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들에게 남겨주고도
조금도 잘못한 줄 모르며
날이 갈수록 그 정신적인 테러의 도를 더하며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어떤 식으로든 변명하고 합리화하여
잘못했다고 좀처럼 사과할 줄 모르며,
알량한 자신의 고상한 뜻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수단으로 부려먹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고담준론을 펼치며 사랑과 정의와 평화와 인권을 부르짖지만
정작 자신은 남을 짓밟고 불의를 행하며 미움을 퍼뜨리며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는,
개혁을 내세우지만 그 자신이야말로 개혁의 영순위 대상인,
엉터리, 사이비, 짝퉁 지성인들...
그들의 그 잘난 지성(知性) 폭력에 시달려
거의 초죽음에 이른 사람들이 이 땅에 얼마나 많은지!
모든 사람을 당신의 형상으로 만드신 하나님은
이런 정신적인 테러를
왜 가만히 보고만 계시는지!
그 테러에 시달려 신음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과연 듣고는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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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하다가 우연히 만난 글이다. 아마 박동현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인 것 같지만 지금은 글을 지우셨는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분들의 글에서 따왔는데 혹 선생님의 뜻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먼 발치에서나마 박동현 선생님을 흠모하고 본받고 싶어하는 신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마음이 시원해오면서도 한켠에는 내 자신에게도(T_T;;) 심한 찔림이 오는 힘있는 글이어서 이곳을 들러주시는 방문객 여러분께도 소개한다.
작가 최윤희님의 자살소식을 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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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와 기독교신앙
요 며칠새 새로 발견된 글리제581g 행성 보도는 특히 눈에 띈다. 이 행성은 약 20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글리제581 둘레를 도는 골디락스 행성, 즉 차지도 덥지도 않은 지구형 행성이다. 질량은 지구의 3-4배 정도이고, 밤낮이 없어서 밤낮의 경계면이 고정되어 있는데, 이 곳의 기후가 지구 극지방 정도여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고 한다.
UN에서 외계문명이 접촉해 왔을 경우 공식적으로 영접하는 업부를 맡는 대사를 임명했다는 소식도 나왔었다. 다 '뻥'이라는 UN의 반박기사가 바로 나오기도 했지만, 외계생명의 발견 내지 외계문명의 접촉에 대해 기대감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다 보니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하나님은 없는 게 아닌가 라는 오래된 물음이 떠오르는 것 같다. 심지어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기독교의 신의 부재로 연결짓는 시각을 기사에서 공공연히 표현한 경우조차 볼 수 있다.(*1)
이런 대중의 호기심은 기독교의 창조신앙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이기도 하다.
이런 시각은 첫째, 성경에서 하나님이 지구에만 생명을 창조했다고 기록했을 거라는 짐작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그런 짐작은 별 근거가 없다. 창세기 1장은 지구를 배경으로 한 기록이다. 창조과학회에서 하는 식으로 문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굳이 적시하자면 창세기 1장에도 해와 달과 '별들'을 창조하셨다고 쓰여 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이 땅의 생명과 더불어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성경에 '지구의 생명'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아울러, 성경에는 외계인을 숭배하는 종교집단에서 외계인을 기록한 것이라고 착각할 만큼 기괴한 이미지와 상징들이 많이 나타난다. 텍스트의 맥락과 배경을 주의깊게 고려하는 합당한 해석학적 과정을 밟아 성경을 이해한다면 이런 오해는 하지 않게 되어야 마땅하겠지만, 최소한 우주 안에서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이미 표현되어 왔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외계생명체가 발견되면 거기에는 우리가 아는 대로의 '야웨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 같은 존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신의 부재를 상상하게 된다.
지적인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이 야웨 하나님 또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모를 가능성은 물론 매우 높다. 왜냐하면, 야웨 하나님 또는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관계, 신약 교회와의 관계 속에서 알려진 역사적 칭호들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야웨' 또는 '여호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해당 출애굽기 본문을 히브리성경 원문으로 보면 이것은 원래 이름을 가리키는 특수명사라기 보다는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그다(אהיה אשר אהיה)"라고 뜻을 새길 수 있는 하나의 문장이다. 따라서 지적인 외계생명체가 이런 이름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역시 그들 자신의 맥락에서 궁극적 관심을 표현하는 길이 추구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공평과 정의, 사랑과 자비, 양심과 평화, 삶과 죽음 같은 문제는 수학이나 기하학과 마찬가지로 인간만의 것일 수 없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죄 문제 역시 인간만의 것일 수 없을 것이다. 지구의 무수한 종교들이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이 문제와 씨름하는 흔적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2)
그렇다면 지구상의 수많은 종교들과, 거기에 더하여 우주의 수많은 종교들이 '백가쟁명'하는 상황 자체가 신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일까?
사실 굳이 우주로 스케일을 넓힐 것까지도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들과 수많은 신들은 유일신교가 얘기하는 유일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가 라는 물음에 답을 구해 보면 된다. 유일신교는 여기에 따로, 저기에 따로 자연과 인간의 역사를 다스리는 주체가 따로 있다는 다신교의 믿음을 비판하고, 모든 것을 결정하고 다스리는 인격적이고 초월적인 하나의 힘으로서의 하나님을 믿는다. 이를테면 글리제581와 태양계를 창조하고 다스리는 한 분의 초월적인 인격자가 실재한다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다. 하나님이라는 낱말의 정의부터가 종교의 백가쟁명 운운하는 것이 번지수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드러내준다.
셋째, 외계생명의 존재에서 신의 부재를 상상하는 것은 성경에 대한 근본주의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창세기1장은 근본주의가 강변하는 것처럼 단순한 역사적, 자연과학적 보도로 읽혀져야 하는 기록이 아니라, 창세기 기록 당시 고대근동의 지배적인 세계관이었던 당대 바빌로니아 과학의 세계상 속에서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고백한 기록이다. 고대 바빌로니아 과학의 세계상에 따르면 만물은 신들이고, 군주는 신들의 아들이며, 인간은 신의 아들인 군주에게 복종해야 할 노예로 창조되었다. 이에 대하여 창세기기자는 세상 만물은 모두 하나님이 지은 피조물이며, 군주가 아닌 인간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선포한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도 창세기 기자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과학적 세계상을 얼마든지 받아들여 비판적으로 소화함으로써 새로운 언어로 똑같은 알맹이의 창조신앙을 고백할 수 있고, 고백해야 한다. 인간은 오늘날 지배적인 자연과학에서 가정하는 것처럼 그저 어쩌다가 생겨난 우주의 먼지 정도인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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