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1. 02:11

사이비이단의 숙주, 근본주의

1


최근 부정선거로 불법집권중이신 극우정당 ㅅㄴㄹ 모 의원 왈, 새정치민주연합은 종북의 숙주란다.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을 기화로, 애시당초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서 요주의 인물이었던 범인을 야권에 엮어 종북몰이하다가 튀어나온 얘기다.

아니, 당초에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화려한 인물을 아무 조처 없이 입장시킨 게 누군데 종북 운운?


도대체 누가 북한을 따라하는 진짜 종북인가?

누가 일인숭배를 위해 여론을 세뇌, 조작, 선동해 왔는가?

누가 불의하게 찬탈한 권력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반민주적인 짓거리를 하고 있나?

누가 일당독재를 공고히 하고 야당을 관제, 관변박수부대로 만들고자 정치공작을 일삼는가?

누가 백성들에게서 각종 명목으로 삥 뜯어서 사리사욕을 채우고 호의호식하고 있는가?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이 피와 땀으로 일군 자유 대한민국에서 북한과 동급의 이따위 부끄러운 사건들이 벌어지게 만들고 있는 비루하고 간악한 무리들이 누구인가?

이런 더러운 짓거리들이 과연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에 값하기조차 하는가?

누가 과연 진짜 종북의 숙주인가?!


2


요즘 사이비집단 ㅅㅊㅈ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황당무개한 것은, 패륜적 짓거리가 폭로되자 그들의 반응이 어떠한가?

역시나 그 수법 그대로 여론 물타기로 대한민국을 기망하려 들고 있다!


어디 ㅅㅊㅈ 뿐이겠는가?

사이비이단들은 거짓과 폭력의 반석 위에 세워졌다.


도대체 사이비이단이 나오게 된 원인과 기원이 무엇인가?

근본주의자들 왈, 사이비이단은 자유주의에서 나온단다.


헐...

자유주의에서 사이비이단이 나와?

자유주의가 사이비이단의 숙주라고?

대한민국 사이비이단치고 자유주의가 배경인 집단이 존재한다는 얘기는 도무지 금시초문이다.

아무리 자유주의 핑계 대는 재주 밖에 못 배운 것이 근본주의라고 해도 이건 정말 아니지 않은가.


3


사이비이단의 열매를 보면 그 나무의 뿌리를 알 수 있다.


1. 누가 성경의 문자를 갖고 정반대의 뜻을 갖다붙여 들이대가며 자기 "적들"을 참소하는가?

2. 누가 없는 혐의를 조작하여 자기 "적들"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3. 누가 없는 증거를 조작하여 자기 문자적 해석을 입증했다고 선전하는가?

4. 누가 전도로 몸집불리기하는 것 자체를 절대선으로 떠받들고 있는가?

5. 누가 세력을 동원하여 자기 사적 이익관계를 관철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가?

6. 누가 정확히 따져 들어가 보면 별 미덥지도 못한 내용에 불과한 자기들의 믿음만이 절대진리요 절대선이라며 "불신지옥"을 외쳐왔는가?

기타등등.


이 모든 거짓과 폭력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가?
누가 과연 사이비이단의 숙주
인가?


근본주의다!

2014. 3. 17. 21:59

대통합인가, 야합인가?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소위 대통합을 이루었다.


허약한 민주진영의 체질을 생각할 때, 대통합과 연대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그 면면이 참 납득이 가지 않는다.


통합신당을 하게 된 정책이 기초공천폐지였단다. 원래 이 기초공천폐지는 새누리당의 공약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정책이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한다? 

물론 좋지. 


그런데 여당의 공약불이행에 대한 비판으로 우리는 기초공천폐지를 하지 않겠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 모두? 그래서 야권이 대통합한다고? 새누리당이 그러면 아이 무셔라 하고 공약을 이행하는 상식이 있는 종자들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러면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새누리당만 후보를 죄다 내게 되면. 그래서 기초단체장들이 새누리당 천지가 되면. 응? 이거 대체 어쩌자는건가??


야권의 수장이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새누리당의 X맨이 아니고선 이건 도저히.


게다가 안철수의 현실인식이 골때린다.

"소모적인 이념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6.15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정강을 빼신단다! 

사실 이분의 정치 입문 이전부터 우려했던 대목이었는데... 역시나 고집을 부리고 있나보다. 

하... 이분이 정치하겠다고 나왔을 때부터 에러였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2014. 1. 11. 01:09

통일은 대박이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댓통령의 발언은 상당히 눈여겨 볼 만하다.


댓통령의 말솜씨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대체로 비아냥거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댓통령의 토론솜씨나 국가경영을 위한 식견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댓통령 또는 그의 측근 누군가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선동적 문구를 뽑는 수완만큼은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통일은 대박이라니.

민주당이나 안철수나 다른 야당들이 이렇게 간결명쾌하면서 지지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말을 던진 적이 있었던가.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에는 물론 그들의 사적 이익에 대박이 되게 만들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소수 자본가들을 배불리는 민영화를 "비정상적 공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으로 둔갑시키는 궤변은 결국 통일 이후에도 기득권을 놓지 않고 계속 누리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제도적으로 정리해두겠다는 속내에 따른 것에 다름이 아니다. 줄곧 반통일세력이어왔던 저들이 자신을 통일주도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영예도 누리면서 기득권도 새로 누리겠다는 건데. 그래서 새누리인가?


한 세대 전으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돌린 저들이 한반도마저 접수하겠다고?

북쪽 동포는 시계가 두 세대 전이니까 어쨌든 괜찮을려나?

아니면 한반도의 공평와 정의에 짙은 어둠이 드리우는 상서롭지 못한 징조로 읽어야 할까?


[덧붙임] 보수진영이 통일 의제를 자기들 것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걱정스러운데 문재인, 김한길, 안철수, 어느 누구 하나 그들의 야심을 상대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고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는 것... 이게 문성근의 걱정. 그런데 그의 바람과 달리 내가 보기엔 이 사람들이 대통합을 이룰 생각도, 의지도 별로들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그릇이 준비되지 않았다. (2014.1.17)

2013. 6. 26. 15:20

댓글알바의 실체.. 이 정도일줄이야!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지난 대통령선거는 주요방송언론만이 아니라 검찰과 경찰, 선관위, 국정원까지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여기에 대해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유국가라면 반드시 전국민적 항의와 비판이 뒤따라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이를 덮어볼 요량으로 국정원에서 NLL대화록이라는 것을 "깠다." 국가정상간 협상을 자기들의 정파적 위기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이유로 까발리는 극도로 무례하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한 건데, 이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는지, 제정신들인가? 그만큼 지금 초조하신가들? 


이 대화록이라는 것도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국정원과 새누리당에서 꼬투리잡고 싶어하는 대목만 짜깁기한 발췌본에 지나지 않지만, 정말 웃기지도 않은 것이, 이 대화록이라는 걸 읽어 보면, 당췌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어디서 어떻게 포기했다는 건지 제대로 된 근거가 없다는 점만 똑똑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거기엔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의 진정한 대한민국 대통령들께서 일궈온 남북평화화해협력시대의 비전만이 빛나고 있을 따름이고, 오히려 NLL 뿐 아니라 개성과 해주까지도 포기하겠다며 '굴욕적인 협상'을 한 것은 김정일 쪽이었다.


이런데도 이런 짓을 벌인 자들은 지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잘못 뽑은 대통령이니 반역자니 운운하면서 또 다시 혹세무민하고 있다. 이런 같잖은 선동질에 넘어갈 사람이 있다는 것, 아니 충분히 많다는 걸 이 인간들이 알고서 이 짓을 저지르는 거다!!


정말 놀랍게도, 국정원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정원 직원들이 노무현 서거 당시에도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플을 달았다는 기사는 정말 충격이다. 누군가 조직적으로 이런 못된 짓을 한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그게 새누리당 만이 아니라, 국정원에서 저지른 짓이었다니, 이들은 국기문란의 도를 일상적으로 넘는 집단이었던 거다! (이명박정권은 이 카드를 5년 내내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기사참조)


대한민국의 현실이 이런데... 대한민국은 참... 조용하다. 일본을 너무 많이 닮아가고 있다. 언론방송에서는 거짓된 소식들만이 유통되어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학생들과 청년들 사이에서는 '일베충'이 양산되고 있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이 한통속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일본 자민당식 일당독재로 가는 프레임을 완성한 것 같다. 일상적 파시즘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중이다.


교회는? 칼뱅의 시민불복종 정신을 이어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 한국교회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교회가 운동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사회혁명의 투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기득권세력의 여론조작에 놀아나지는 말아야 할 게 아닌가.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민주당과 좌빨종북세력" 탓으로 돌리는 희생양 신화에서 도대체 언제 놓여나게 될까? 


현재로선... 도무지 놓여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미 교회의 어른들은 머리가 너무 굳어 있어서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고, 교회의 학생들, 청년들은 정의를 얘기하는 걸 껄끄럽고 고깝게 듣는다. 보암직, 들음직한 것들,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에 미쳐 있으니, 시민불복종이고 뭐고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후... 속이 썩어들어간다. 내가 믿음이 너무 없는 탓이다. 부디 누군가는 깨어 있어서 희망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기를...


[국정원 게이트는 내란입니다] 국정원의 오랜기간에 걸친 불법적 색깔론 여론조작이 없었으면, 12.16. 경찰의 허위 수사결과발표가 없었으면, 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습니다. 국정원과 경찰을 이용한 쿠데타, 권력찬탈입니다. 박근혜, 사퇴해야 합니다 - 표창원


[덧붙임]

1. 검찰이 작성한 국정원 범죄 일람표란다. [→링크참조] 일베충이 따로 없다. 근데, 검찰이 왜 국정원을? 이건 뭘 뜻하는 것일꼬?

2012. 5. 10. 08:54

검찰이 죽은 노무현을 좇는 까닭

요즘 어떤 분들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 못지 않은 내공으로 분탕질 하시는 통에 도무지 이분들이 (진보세력을 와해시켜 영원히 해먹으려는) 새누리당이나 (남한을 자기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려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북한정권의 X맨이 아닌가 의문을 품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한반도의 공평과 정의의 한 축을 감당해 주어야 할 진보진영이 참 말이 아니다.


이 와중에 故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들에 부패혐의를 덧씌우려는 기득권자들의 마녀사냥 혹은 시체장사가 계속 되고 있다. 일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에 '수백억 원의 비자금'이라는 죄목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더니,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딸이 '13억원의 검은 돈'을 거래했단다. 훗... 이건 뭐 대체.


현 정권의 온갖 구린내 나는 작태를 적당히 터뜨려주면서 적당히 덮어준다는 뻔히 보이는 수작이야 어차피 그럴 거라 치더라도, 대체 이 사람들 왜 이러는 걸까? 왜 죽은 사람을 굳이 부관참시 해대는 걸까?


그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대목은 고인이 이 나라의 현재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인이 그대로 구차한 목숨을 부지했더라면 그들의 원대로 철저히 정치적 집단강간으로 욕보여서 재기불능상태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 뻔하다. 고인은 바로 이 그들의 검은 속내를 꿰뚫어 보았기 때문에 온 몸을 던져 죽음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이라도 살릴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고결성의 문제였다. 나라를 도둑질한 자는 애시당초 침해당할 고결성이 없기 때문에 모욕을 들어도 구차한 목숨을 뻔뻔하게 이어갈 수밖에 없으며, 함께 해먹은 자들은 그를 숭배하고 찬양하면서 그 목숨과 자신들의 구차함을 은폐하고 기만할 수밖에 없다. 


누가 함께 해먹은 자들인가? 이땅의 토건족과 재벌들, 그리고 그들을 법적으로 뒷받침해 준 법조인들이 아니겠는가!


부동산정책만 해도, 고인이 이 나라의 부동산문제에 대해 수술을 하려 하자 바로 그들이 뉴타운공약으로 반격하여 고인의 부동산정책을 무력화시켰다. 솔직히 이 방면에 닳고 닳은 그런 장사치들을 상대하기엔 고인은 너무 나이브하고 만만했을 것이다.


그들이 그런 만만한 상대를 갖고 놀면서 전혀 계산에 넣을 수 없었던 것은, 고인이 그들과는 달리 고결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이다. 고인의 고결성을 그처럼 끊임없이 훼손할 때 그들은 자신들처럼 고인도 그냥 망가지고 말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결이란 그들로선 뜻밖의 통제불가능한 사건이었다. 고인에게 있어서 고결성은 자기 목숨보다 존엄한 가치였는데, 그들은 그만 이걸 건드렸던 것이다. 


나라를 도둑질한 자들과 함께 해먹은 자들이 그 누구든 그들의 부패한 이해관계에 반하는 일을 도모한다면 그의 모든 고결성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앗아가 버리려고 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재이며, 고인은 이 대한민국의 비극적 현실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이런 의미에서 그 비극적 현실을 만들어낸 세력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이재오씨가 고인의 무덤에 참배했다는 것은 고인의 아이콘을 존중한다는 제스쳐를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지만 본질에 있어서 우스꽝스러울 뿐 아니라 서푼어치 알바비를 받으면서 고인을 욕보이는 짓을 하는 시정잡배들의 행동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아이콘이 남아 있는 한, 이 나라를 도둑질한 자들과 또한 그들과 함께 해먹은 자들의 이해관계가 얼마나 부패하고 불의한 것인지, 그들의 이해관계가 얼마나 공평과 정의와는 거리가 먼 것인지가 만천하에 폭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은 어떻게든 이 아이콘을 파괴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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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12. 10:41

4.11 선거 단상

이번 선거, 정말 놀랍다.

한반도를 가득히 덮은 저 빨간 색이라니...


새누리당이 선거전략과 물량동원력에서 한 수 위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꿔 달 때 별 짓을 다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게 고스란히 먹혀 들었다. 박근혜당으로서 이명박 한나라당과 부단히 선긋기를 해나갔고, 공천과정에서도 한나라당 시절 구태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글자 그대로 환골탈태, 명실상부한 면모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새누리당의 실체가 현정권과 다르다는 (사실은 희한한)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층에 대한 전략적인 어필도 최소한 목적한 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손수조 등 젊은 정치가들을 영입하여 새누리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젊은 목소리를 내도록 했다. 손수조 후보가 지역구에서 결과로는 졌다고 하는데, 솔직히 새누리당 선거캠프에서도 이 카드는 어차피 버리는 카드였을 것으로 보인다. 기왕 버리는 카드, 어차피 더 잃을 것도 없으니 가장 영악하게 활용하고 버려보자는 심산 아니었을까. 손수조 후보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던 '자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는 멘트는 흡사 사극에서 악의 무리에 괴롭힘 당하는 가련한 여주인공의 대사와도 같았다. 그 멘트가 계산됐는지, 혹은 불러줬는지, 혹은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인지 모르겠지만, 드라마를 보며 선악구도를 잡는데 익숙한 전국의 젊은 세대 상당수는 새누리당은 악의 세력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무의식적으로라도 교란이 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선거광고 역시 젊은 층의 감각에 맞아 떨어졌다. 새누리당이 새됐다는 광고, 정말 그 내용은 구린 냄새 나는 수구의 정체를 숨길 수가 없었지만, 젊은 층에 대한 소통의 노력만은 가상하지 않았던가. 이들은 어차피 내용이나 명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차피 88만원 세대요, 반값 등록금으로 자신들에게 호되게 당한 세대가 아니던가. 하지만 영상세대요, 반민주독재세력과 처절한 투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탈정치화세대이기도 하지 않은가. 따라서 젊은 유권자들이 자신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 이미지를 흔들어 헷갈리게 하는 게 1차적인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은 최소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얇은 자기 당에 대한 이미지를 교란시키는데 성공했다.


선거문구 하나를 뽑아도 새누리당과 야권은 격차가 정말 컸다. 지난 번 서울시장 선거 때도 비록 지긴 했지만 나경원 후보 쪽 선거문구는 피부에 와닿는 정서적 표현으로 부드럽고 그럴싸 하게 자신을 포장하는 면에서 박원순 후보 쪽보다 우월했다. 아마 악재가 터지지 않았다면 결과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도 야권은 선거문구 하나 뽑는데도 정말 구태의연했다. 심지어 어느 지역을 가다 보니 통합민주당 후보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태의연한 선거문구까지 쓰고 있었다. 


막판에 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전력시비도 결국 이미지 문제로 귀결된다. 조중동에서는 역시나 막대한 물량을 동원한 침소봉대 신공으로 목사 아들인 김용민 후보가 한국교회 전체를 비방하고 욕보였다는 식으로 팩트를 비틀어 재림한 가룟 유다 쯤으로 개신교인들에게 비춰지게끔 만들었다. 결국 김용민 후보의 막말전력시비는 수구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신봉해 마지 않는 "보수=애국=복음주의=새누리당(=기타등등)" 프레임이 전국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하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이미지로 판단하는 보통사람들의 정서가 자극되고 격앙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이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수많은 현정권의 악행보다도 눈 앞에 보이는 '막말을 한 전력이 있다는', '가룟 유다 같은' '웬 더벅머리 새파랗게 어린 후보놈'과 '그런 놈을 후보로 내세운 당'이 더 밉게 보이기 때문이다.(*1)


결국 새누리당은 빈약한 명분과 내용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이미지를 공략한 덕분에 민간인불법사찰과 언론장악과 재벌독식경제와 수많은 현정권의 악행에 공범이자 공동주범임에도 성공적으로 꼬리자르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덧붙임]

*1: 새누리당 쪽 후보들은 성폭행과 논문표절과 친일발언을 하고도 거뜬히 당선될 수 있었다. 김용민 후보의 허물이 이런 자들에 견주어 그 정도로 큰 것이었단 말인가. 이런 차이는 조중동의 막강한 이미지조작능력과 여기에 적극호응하여 결집하는 보수근본주의개신교 세력을 빼곤 설명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