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7. 21:59

대통합인가, 야합인가?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소위 대통합을 이루었다.


허약한 민주진영의 체질을 생각할 때, 대통합과 연대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그 면면이 참 납득이 가지 않는다.


통합신당을 하게 된 정책이 기초공천폐지였단다. 원래 이 기초공천폐지는 새누리당의 공약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정책이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한다? 

물론 좋지. 


그런데 여당의 공약불이행에 대한 비판으로 우리는 기초공천폐지를 하지 않겠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 모두? 그래서 야권이 대통합한다고? 새누리당이 그러면 아이 무셔라 하고 공약을 이행하는 상식이 있는 종자들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러면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새누리당만 후보를 죄다 내게 되면. 그래서 기초단체장들이 새누리당 천지가 되면. 응? 이거 대체 어쩌자는건가??


야권의 수장이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새누리당의 X맨이 아니고선 이건 도저히.


게다가 안철수의 현실인식이 골때린다.

"소모적인 이념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6.15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정강을 빼신단다! 

사실 이분의 정치 입문 이전부터 우려했던 대목이었는데... 역시나 고집을 부리고 있나보다. 

하... 이분이 정치하겠다고 나왔을 때부터 에러였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2014. 1. 11. 01:09

통일은 대박이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댓통령의 발언은 상당히 눈여겨 볼 만하다.


댓통령의 말솜씨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대체로 비아냥거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댓통령의 토론솜씨나 국가경영을 위한 식견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댓통령 또는 그의 측근 누군가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선동적 문구를 뽑는 수완만큼은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통일은 대박이라니.

민주당이나 안철수나 다른 야당들이 이렇게 간결명쾌하면서 지지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말을 던진 적이 있었던가.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에는 물론 그들의 사적 이익에 대박이 되게 만들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소수 자본가들을 배불리는 민영화를 "비정상적 공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으로 둔갑시키는 궤변은 결국 통일 이후에도 기득권을 놓지 않고 계속 누리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제도적으로 정리해두겠다는 속내에 따른 것에 다름이 아니다. 줄곧 반통일세력이어왔던 저들이 자신을 통일주도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영예도 누리면서 기득권도 새로 누리겠다는 건데. 그래서 새누리인가?


한 세대 전으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돌린 저들이 한반도마저 접수하겠다고?

북쪽 동포는 시계가 두 세대 전이니까 어쨌든 괜찮을려나?

아니면 한반도의 공평와 정의에 짙은 어둠이 드리우는 상서롭지 못한 징조로 읽어야 할까?


[덧붙임] 보수진영이 통일 의제를 자기들 것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걱정스러운데 문재인, 김한길, 안철수, 어느 누구 하나 그들의 야심을 상대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고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는 것... 이게 문성근의 걱정. 그런데 그의 바람과 달리 내가 보기엔 이 사람들이 대통합을 이룰 생각도, 의지도 별로들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그릇이 준비되지 않았다. (201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