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29. 00:57

미국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부쳐

소위 동성애 문제에 대해 요즘 인터넷에서 논쟁이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다.

딱히 여기에 끼어들 생각은 없다. 

사실 부질없는 댓글놀이나 하고 있을 만큼 힘이 남아돌지 않는다.

다른 글에서 이미 본인의 대략적인 생각을 밝혀 둔 바도 있다.

다만, 미국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은 우리나라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터이므로 몇 마디 적어둔다.
몇 마디라도 해두지 않으면 할 말 않고 잠잠히 있느라 불편한 속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다.


1. 소수자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고 해서 반드시 동성애가 죄라는 성경의 언명을 뒤집는 것은 아니다.


본인도 꼭 성적 소수자들의 생각에 반드시 동의하진 않는다.

특히 소위 퀴어신학 쪽의 성경해석은 기본발상부터가 궤변스러워 탐구욕을 확 떨어뜨린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몰트만이 언젠가 말했듯이 그 사람들의 생각이 짧다는 게 그들에게 구원 가능성이 없다는 증거가 되나?

구원 가능성도 구원 가능성이지만, 어쨌든 그 사람들도 살아갈 수 있도록 숨통은 틔워 주어야지 않겠나?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서 다 몰아내 음지에 가둬 놓고 죄중에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는 건가?

그런 게 과연 정의이고 공의인가?

병든 사람, 장애인,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 온갖 소수자들을 율법서를 들이대며 찍어내 버려야 할까?

적어도 예수님 제자이길 원한다면 그럴 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동성애자들은 왜 그런 소수자들의 처지에도 들지 못할까?

근본주의자들이여, 당신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하늘의 심판을 벌써 다 내렸나?


2. 만만한 동성애자들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비겁하다.


한국교회의 온갖 추문들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으라"를 외치면서 왜 애꿎은 동성애자들만 괴롭히나?

그야 당신들 보기에 만만해서지.


결국 당신들의 선전선동은 애꿎은 희생양 삼아 자기결집하려는 얄팍하고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

당신들이 교회개혁에 그만큼 목숨걸고 나섰다면 진정성 만큼은 약간 인정해 줬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딴 진정성조차 없고, 그냥 개독뻘짓이다.

당신들이 개독뻘짓하는 딱 그만큼 당신들은 예수님 욕 먹이고 있는 거다.


3. 침소봉대와 적반하장의 거짓 영성 좀 집어치우라


본 블로그의 유입검색어 중 줄곧 3위 안에 드는 낱말이 관상기도다.

근데 관상기도에 "이단"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따라붙는다.

관상기도가 이단이라는 거지.

심지어 존 파이퍼도 관상기도를 배제하지 않았다,

존 파이퍼가 맛이 간 프리메이슨이거나 배교한 게 아니라면 재고해 보든지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존 파이퍼가 프리메이슨이라는 검색유입어가 생겼다.

얼마나 광신의 도가 심한지 말 다 했지.


오늘도 말씀묵상 큐티한다고 난리법석이면서 관상기도를 흔들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소위 큐티라는 게 렉시오 디비나라는 고대의 관상기도법을 약간 고친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어불성설을 거짓말과 선전선동을 동원해서라도 관철시키겠다는 찬란한 똥고집들이다.

이미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며 교황 프란체스코 방한 때 아주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셨지?

똥고집을 똥고집이라고 하면 핍박이고, 협잡을 협잡이라고 하면 당신들의 고귀한 진리에 대한 박해이고?

네 이웃에 대해 거짓증거하지 말라!


오늘도 프리메이슨 음모론에 낚여서 들떠 있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도대체 그딴 음모론의 근거란 부풀려진 헛소문들에 불과하다.

헛소문의 진앙지는 물론 근본주의자들 자신이고.


당신은 근본주의자이지만 프리메이슨 음모론에 낚이지 않았다고?

잘 하셨다.

근데 동성애 음모론에는 낚이셨네?


프리메이슨 음모론하고 동성애 음모론하고 얼마나 다를 성 싶은가?

이리저리 낚이면서 그게 정말인지 확인은 해 보셨나?

제발 좀.

네 이웃에 대해 거짓증거하지 말라!


근본주의자들이여, 언제 이 말씀이 폐기된 적이 있었나?